
유튜브에서 처음 박작가님을 봤을 때는 여행 가이드의 삶을 살아가는 여행 유튜버라 생각했었다. 배낭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간소한 짊을 가지고 이곳저곳을 다니는 삶이 내심 부럽기도 했었다. 차츰차츰 박작가님의 영상을 보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미니멀에 대한 영상도 접하게 되었고, 풍문으로만 들었던 미니멀한 삶이 어떤 모습인지 영상을 통해서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었다.
미니멀의 삶은 단순히 가지고 있는 물건이 적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 같다. 물건의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이 소유한 물건의 숫자만을 놓고 삶의 가치관을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체 물건의 수는 박작가님이 월등히 작을 수는 있으나, 유튜버의 삶을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박작가님이 소유한 물건 중에 유튜버라는 직업과 관련된 물품에 대해 '저렇게 많은 물건을 소유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들게 했다.
그렇기에 미니멀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건의 숫자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물건을 소유함으로써 그 물건이 주는 영향력과 느낌들을 나의 일부라고 여기게 된다. 좋은 차를 가지고 있으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우월한 것 같고, 평수가 넓은 좋은 아파트에 살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윤택한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비싼 물건, 더 좋은 브랜드의 물건을 찾고 있지는 않을까.
미니멀은 여기서 우리에게 물어본다. 그 물건들이 정말로 우리에게 '가치'있는 물건인 것인지를. 우리가 원하고 필요로하기 때문에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에 잠식당해 물건이 우리를 대변해주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점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나로써는 이 책을 읽으면서 속으로 내내 변명하기 바빴다. 어떻게 추억이 있는 물건들을 그렇게 쉽게 버릴 수 있는지. 그것은 선물을 준 사람의 마음을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 처음에는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것들과 왜 그것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곱씹어보면서 나는 내가 가진 물건들에 종속당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친한 지인이 선물한 것들은 버리지 못하면서, 정작 그 지인과 자주 만나는 자리는 갖지 못했다. 핑계라면 코로나 때문이었고, 더 깊숙이 파고들면 몸이 피곤하거나 귀찮은 이유가 더 컸다. 반성해야 했다. 나는 지인이 선물한 물건을 애지중지 여기면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려했고, 실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정말 그 사람을 아낀다면 그 사람과 얼굴 한 번 더 보는 것이 선물을 버리지 않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이렇듯 물건에 얽매여있는 삶이 과연 나다운 삶을 사는 것인지 반추하게 되었고, 그저 소유함으로써 만족을 얻고자 했던 물건들을 정리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처음에는 책으로 시작해서, 추억이 담긴 CD도 정리하였고 앞으로도 차츰 더 많은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단순히 물건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고 추려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박작가님의 미니멀한 삶을 다루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박작가님의 삶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이 삶을 통해서 우리만의 미니멀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아직 물건이 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살고, 무엇을 하게 되면 뭐부터 사야하는지 고미하고 있는 나지만 차츰 나아질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박작가님이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미니멀한 삶은 어떤 것인지 우리에게 더 얘기해주면 좋겠다. 부족하지 않는 시대에 늘 부족함을 느끼는 우리가 만족한 삶을 살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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