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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삼월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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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책방은 수원 신동에 위치한 독립서점이자 카페입니다. 여느 독립서점들과 비슷하게 서점 내부는 크지 않았지만, 책방 주인께서 정성스레 선정한 시/소설/에세이 위주의 책들이 책장에 꽂혀 있었습니다. 책 외에도 커피, ,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어 차 한 잔 마시며 독서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책방이 메인이기에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은 많지 않지는 않았습니다.

 

    책장에 꽂힌 책들은 이리저리 둘러보다 하얀 설원풍경 속 두 사람이 걷는 모습이 표지에 담긴 책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이라는 책의 표지의 사진을 보자마자, 마치 사진 속 주인공들과 함께 먼 나라로 여행을 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영화 러브스토리의 한 장면 같기도 한 그 사진에 매료되어 진열된 책을 펼쳐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진열된 책 중에서 일부는 표지와 책 군데군데 포스트잇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주인분께서 책을 독자들에게 디테일하게 알려주기 위해 정성스레 표시를 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부분만 읽으며 전체적인 책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이란 책은 아이슬란드로 떠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묶은 책입니다. 가끔은 우리가 속한 곳을 벗어날 때 좀 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힘이 생깁니다. 여행은 그래서 설렘과 두려움을 주는가 봅니다. 제한된 범위의 삶이 여행을 통해 그 범위가 확장될 때 우리는 많은 고민과 상념을 하게 되고, 현실에 파묻힌 나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비록 저자들의 삶이 나와 같지 않더라도, 그들의 고민의 출발점은 비슷하기에 책을 읽다 보면 그들과 같은 동료로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형서점을 가면 다양한 종류의 책을 한곳에서 구경할 수 있는 점이 좋지만, 가끔은 마케팅에 눈이 가려져 내가 원하는 책이 아닌 단순히 나를 매혹시킨 책을 사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에 비해 삼월책방과 같은 독립서점은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의 색깔이 많이 드러나기 때문에, 나와 취향이 비슷한 공간을 찾게 되어 흥분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취향이 맞지 않아 들어온 지 몇 분 되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독립서점을 가보고 싶은 것은 그 책방의 독특한 분위기와 내가 만나보지 못한 책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맛있는 식사를 하러, 향이 좋은 차를 마시러 가는 길에 문득 발견하게 되는 서점들. 무심코 집은 물건이 1+1 행사물품이라는 걸 알게 되는 것처럼, 우리 주변 구석구석에 이런 책방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추운 겨울이 가고 날씨가 풀려 산책하기 좋던 어느 봄날. 배부르게 밥을 먹고 거리를 거닐다 발견한 삼월책방과 그곳에서 만난 책 한 권으로 이번 봄은 좀 더 봄 다웠습니다.

삼월책방
삼월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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